top of page

[심리상담 | 정신과 상담] 상담에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을 때 | 상황이 좋을 때 상담에서 다루면 좋은 7가지 주제들



상담을 여러 번 많이 받아본 분이시라면 이런 경험은 다들 한 번씩 해보셨을 거예요. "흠...오늘은 가서 할 말이 딱히 없는데? 무슨 이야기를 하지?" ​ 상담을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, 이번주 상담 가서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핵심 내용을 노트 앱에 빼곡히 적어놔야 했거나, 주 1회, 50분 상담 시간으론 턱없이 부족한...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던 나였는데 말이죠. ​ 역시 인생은 살다보면 아무 고민, 걱정 없는 날도 찾아오네요. 이럴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. '요즘은 특별히 스트레스 받거나 날 힘들게 하는 일도 없고, 모든 게 다 좋은데...이제 상담을 그만 받아야겠어.' 라고 말이죠. 그리고는 어느 순간, 상담에 쓰는 돈과 시간마저도 아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. ​ 맞아요. 상담이 더 이상 필요없다고 느껴졌을 때, 상담을 그만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. ​ 다만 우리가 알고 있으면 좋은 것은 '상담(Therapy)'은 반드시 '나쁜 상황', '위기 상황'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. 이미 비용을 지불해 추가로 몇 회기를 더 진행할 수 있다면, 또는 상담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에 여유가 있다면 '모든 것이 완벽하고 좋게 느껴지는 상황'에서도 상담은 진행할 가치가 있습니다. ​ 우리는 늘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이며, 그 과정에서 '상담'은 속도를 조절하고, 방향성을 재점검하며, 성장의 질을 높이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.



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'완벽히 좋은 상황'이 영원히 유지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. 우리의 인생은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, 언제 또 새로운 불안을 유발하는 것이 나타나 우리를 힘들게 할 지 결코 알 수 없습니다. 우리의 목표는 나쁜 날보다 좋은 날을 더 많이 갖는 것이지만, 모든 날이 좋은 날이 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. ​ 당장 눈 앞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을 때, 내 마음이 평온하고 '좋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'라고 느낄 때 상담을 받으면 좋은 이유는 내가 최고의 자아가 되는 방법을 찾는데 비로소 집중할 수 있고, 그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게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. ​ 따라서, 다음 상담 세션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, 상담을 이제 STOP 해야 하는 지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아래의 주제들을 상담사와 다뤄보시길 권합니다.


1.내 삶에서 건강하지 않은 몇 가지 패턴을 인식하고, 개선 방안 실천하기 ​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면, 그동안 내가 잘 느끼지 못했던 부정적인 또는 불건강한 행동 패턴을 파고 들어 고치기에 참 좋은 때입니다. ​ 그 행동 패턴, 관계 패턴에는 현재는 상황(관계)이 좋아 발톱이 숨겨져 있지만, 한 번 드러나면 파괴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무언가일수도 있고, 파괴적이진 않은 습관이지만 나의 행복이나 관계를 소소하게 방해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. 그건 생각일수도 있고, 어떤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. ​ 예를 들어, 필요한 것보다 커피나 술, 약물을 더 많이 먹거나, 파트너와 계속 같은 걸로 소소하게 싸움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. 또는 작은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자주하게 되는 것에 대해 다뤄볼 수도 있습니다. ​ 우리 모두는 사실 내 행복이나 성장, 건강을 방해하는 '자기 방해 행위'를 몇 가지씩 가지고 있고, 그게 무엇인지도 알고 있습니다. 이런 행동은 분석할 가치가 있으며, 상황이 나빴을 때에는 생각할 엄두조차 하지 못했던 이 주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고, 어떻게 개선을 할 수 있는 지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입니다. 그 결과 우리는 삶에 또 다시 다양한 문제가 닥쳐왔을 때,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고 현명하게 맞설 수 있도록 한층 더 진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. ​ ​ 2.상담의 목표 다시 세우기 대부분 우리는 첫 번째(회기) 상담에서 이번 상담의 목표를 수립합니다. Goal setting이라고 하죠. 제가 경험한 탁월한 상담사들은 첫 회기에 제가 하는 이야기와 문제상황들을 간파하고, 질문하고, 잘 구조화하여 목표 셋팅을 기가막히게 깔끔하게 해냅니다. (뭐, 목표 셋팅이 뭐가 어렵나 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석사/자격 후 5년 미만의 상담사들의 경우 목표 수립조차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.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하자고 하더군요.)



anyway, 실력이 있는 상담사와 함께 상담 세션을 진행하고, 여러 가지 노력을 해나감에 따라 우리는 처음 세웠던 그 목표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. 이제 상담이 더 이상 필요없다고 느껴질 때면, 상담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분과 감정, 문제의 상황들과 지금을 한 번 비교해보세요.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? 여러분에게 어떤 성장이 있었나요? ​ 내가 성장함에 따라, 또는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됨에 따라 우리는 처음 세웠던 상담 목표에서 이제 완전히 새로운 목표로 변경할 때가 왔을 수 있습니다. 또는 처음 세운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추가하고 싶어진 새로운 목표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. 이에 대해 상담사와 논의해보세요. ​ ​ 3.상담사에게 직접 물어보기 : "우리가 추가로 더 나누어야 할 주제에 대하여" ​ 내 상담사는 나와 한동안 상담을 진행하면서, 그때 당시에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몇 가지 메모를 하며 적절할 때(내가 상담에서 이야기할 거리가 다 떨어졌을 때 - 조용해졌을 때) 추가로 더 다루어야 할 주제로 몇 가지 내용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. ​ 그러니 직접 물어보세요. 상담사에게 '이젠 더 무엇을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'고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내담자가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. 그 시간조차도 내가 상담사에게 지불한 시간에 포함이 되고 있는 것이죠.



4.상담사와 상담 중단, 회기 조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에서 언급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젠 더 이상 상담실 내에서 상담사와 할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상담사에게 이 상담이 나에게 여전히 유용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세요. 이것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. ​ 이 말은 상담사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. 상담사는 내가 다시 또 필요할 때마다 다시 방문할 수 있고, 관계는 지속적이며 또 그래야 합니다. ​ 매일, 또는 매주 이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가 딱히 없고 상담을 통해 배운 기술들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스스로 이제 잘 다뤄낼 수 있게 되었다면 상담을 중단해도 될 때입니다. 이젠 모든 문제들을 상담사와 상의하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며 온전히 건강한 삶을 살아보는 것입니다. ​ 다만 상담사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때, 추가로 다뤄야할 주제들에 대해 제안을 할 수도 있고, 바로 상담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격주에 한 번, 또는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으로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. ​ 미국의 경우,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일명 '월간 상담 요법'으로 예방/유지 관리를 위해 월 1회 정기적으로 상담사를 만나기도 하지요. 5.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좋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나는 상담을 받는 내내 우울한 인간일 필요가 없습니다. 좋은 이야기, 행복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. ​ 상담실 내에서는 누가 자랑한다고 아니꼽게 보며거나 손가락질 할 염려없이 마음껏 내가 행복한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기도 하니까요. 말 그대로 뻔뻔하게 자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. 심지어 성관계에 대해서도 어땠는 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죠. 우리 모두는 그런 시간들이 필요합니다. ​ 상담실에 들어가서 요즘 당신이 얼마나 행복한 지, 마음이 편안한 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세요. 요즘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다면, 그것은 상담사와 함께 축하해야 할 마땅한 일입니다. 또 이건 상담이 효과가 있었고, 당신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. ​ 남들 신경쓰지 않고 맘껏 지금 느끼는 행복을 자랑하고, 함께 나누고, 축하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. 상담사에게 당신의 기쁨, 즐거움, 만족감을 맘껏 자랑하세요.



6.삶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모든 것 : 주말 계획, 요즘 본 영화, 직장에서 일어났던 일, 마음에 생각이 드는 모든 것들 ​ 대부분의 경우, 상담은 '구체적인 목표'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하지만, 항상 그렇게 계획과 구체적인 목표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. ​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고,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일상적인 잡담을 하는 시간 역시 소중하고 의미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. 아무 깊이 없는 잡담 같아 보이더라도, 상담사와 대화를 진행하면서 종종 내가 깨닫지 못한 깊은 감정을 드러내게 되거나 알게 될 수 있습니다. ​ 고민 상담,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만이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. 때로는 캐쥬얼한 대화 속에서 내가 전혀 몰랐던 사실이나 느낌을 깨달을 수 있고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! ​ ​ 7.정신건강 유지 계획을 세우기 현재의 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상담사와 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. 이 좋은 상황에 오기까지 나는 어떤 노력을 해왔는 지 상담사와 함께 살펴보고, 거기에서 얻은 교훈과 또 내가 개선해야나가야할 것들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. ​ ​ 우리의 인생은 한 번 고비를 넘겼다고 끝난 것이 아니며, 늘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 던져집니다. 좋은 상담은 우리에게 던져진 하나의 쓴 레몬을, 우리 목을 달콤하고 시원하게 해줄 레모네이드로 만들 수 있게 도와줍니다. ​ 이번주 상담이 잡혀있는데, 할 이야기가 없다구요? 위에서 이야기한 7가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로 이번주 상담에서 이야기해보세요! ​ ​

비슷한 아픔과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위로하는 커뮤니티, 이들과 연결되어 소통하고 싶다면 네이버 카페 <코코넛 커뮤니티>에 방문해보세요! https://cafe.naver.com/mentalhealthkorea

조회수 0회댓글 0개
bottom of page